2022. 1. 22. 19:00ㆍ지속 가능한 발전
한국에 채식주의자는 많지 않다?
2019년 한국을 떠난 이후로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30년간의 한국 음식 문화 경험과 인간관계로 비추어 봤을 때, 추측하건대 한국에서의 채식주의자 비율은 낮다고 말하고 싶다. 각종 나물, 비빔밥, 야채김밥 등의 음식이 존재하긴 하지만, 내가 채식주의자라면,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간단한 활동에 조차 어려움을 느낄 것 같다.
예전부터 이어져 오던 우리 음식 문화 자체가 채식주의자의 식단과 거리가 멀었던 것인가 아니면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친화적인 인식에 눈이 너무 늦게 떠진 것일까? 개인적으로 음식 문화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음식 문화에 대한 경계는 무너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제는 다른 나라의 음식을 접하기 쉽기 때문에 본인이 한국에 살아도 의지만 있다면 채식주의자로 살아갈 수 있다. (물론 더 값비싼 재료를 내며 불편함을 참으면서 까지 채식주의자의 길을 선택하기에는 엄청난 동기부여가 필요할 것이다...)
글쓴이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이 글 또한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을 권하는 글이 아니며, 단지 우리가 채식주의자로 변한다면 환경에 기여하는 바가 있는지 위한 정보 획득과 자각을 위한 글이다.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될까?
대체적으로 (서) 유럽은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가 많은 편이다. 폴란드와 같이 고기를 엄청 사랑하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심지어 그런 나라들도 어느 식당을 가든 채식주의자 메뉴가 있고, 한 두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할 때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선택지가 다양하다. 그 때문일까, 2019년에 독일에 와서 학교에서 몇몇 친구를 사귀면서 관찰한 점은 참 채식주의자가 많다는 것이다. 한 번은 바비큐 파티를 하는 데 고기가 없다. 열댓 명 정도가 파티에 참여했는데 고기를 들고 있는 사람은 나 포함 단 두 명뿐, 나머지는 모두 다 채소를 굽고 치즈를 굽고 있다. 환장할 지경이다. 친구들에게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를 물어본 결과, 이유는 환경보호, 동물보호, 본인의 건강 등 다양하다. 정말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도움이 된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이 만연 하기 쉽지만, 우리가 식탁 위에서 무엇을 먹느냐는 정말 중요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탄소 발자국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 탄소 발자국은 쉽게 말해서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가스의 양이며, 주로 CO2를 표준으로 표기된다.
소고기 1인분이 330g의 CO2를 발생시킨다면, 닭고기는 52g의 CO2를, 채소들은 10~20g대의 탄소발자국을 보인다.
고기들은 왜 이렇게 많은 탄소 발자국을 발생시키는 걸까? 가축이 지구 온난화 온실 가스의 14%를 담당한다, 이는 자동차, 트럭, 비행기, 배 등 모든 교통수단에서 비롯되는 탄소발자국과 같은 양이다. 이는 가축들이 많은 메탄가스를 배출하고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 영향에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력하고 뿐만 가축을 기르는 데 많은 토지와 물, 비료, 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채식주의자는 되기 싫고.. 환경에 해를 가하긴 싫은데..
사실 이게 이 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좋은 소식은 우리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중간 지점도 존재한다.
채식주의자가 되기 어렵지만 환경 보호에 참여하고 싶다면, 식탁에 제공되는 고기의 양을 줄이자! 정도는 개개인마다 다 다르지만, 나도 그렇고 내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소비/섭취하는 고기의 양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이 정도는 육식을 사랑하는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할 수 없더라도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고 우리가 꾸리는 식탁이 환경 보호에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만 있다면 나는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