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9. 00:27ㆍ독일과 한국
한국에서는 계산을 할때 현금을 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금 사용률이 낮고, 심지어 요즘은 카드도 잘 안쓰는것 같다. 00페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나타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애플페이, 토스페이 등 금융 앱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를 잡았다.
독일에서 지내면서 많은 것들이 이해가 안됬지만, 그 중 가장 이해가 안 된 부분을 하나 꼽으라면 많은 독일사람들은 상점에서 결제를 할 때 현금으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장보러 가서 계산을 할 때 카드로 결제했다. 카드로 결제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 젊은 층의 경우이며, 퍼센트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주관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체감상 나이대가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한 40%정도는 현금을 선호하는 느낌을 받았다.
2021년 기준으로 독일의 GDP는 3조 9,323억 달러로,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약 1조 6,839억 달러의 GDP를 가지고 있는 한국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인데, 아직도 시스템의 전자화가 그렇게 더디니 의문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독일 사람들은 현금 결제를 선호할까?
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독일의 문화와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다.
우선, 독일은 과거에 인플레이션과 같은 금융 위기를 겪었다. 이로 인해 독일인들은 현금을 소중하게 여기고,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안정감을 느낀다고한다. 따라서, 카드나 전자 결제보다는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한, 독일은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률이 엄격하다. 따라서, 독일인들은 개인 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전자 결제보다는 현금 결제를 더욱 신뢰하는 듯 하다. (어느 정도나면, 길거리에 CCTV를 찾기가 쉽지 않다. 백화점 등 건물에 있는 경우는 있지만...)
최근에는 전자 결제 관련 범죄가 증가하면서, 독일인의 현금 결제 선호도를 더욱 상승시켰다. 딱 들어 맞는 예시가 있는데, 독일 친구중에 한명은 전 남자친구로 인해 빚을 지게 됬다. 전 남자친구가 본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무지막지한 금액의 쇼핑목록을 주문했으며,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했고, 수 년간 억울하게 빚을 갚아 나가야했다...
이렇듯, 독일은 현금 결제에 대한 문화가 깊게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아직도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마지막으로, 독일은 전통적으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는 계산 후 팁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상황에서 1유로, 2유로 등 작은 동전들을 활용하여 팁을 내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독일인들도 전자 결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독일사람들의 현금 결제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이전 세대들과 시스템의 전자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현 세대들 간의 인식차이 등으로 인해 사회문제또한 고착화 될 것으로보인다.